시민참여 정보[희망제작소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 인터뷰① 탈북 청소년의 오늘이 궁금해

이이자희 연구원
2020-08-21
조회수 273

희망제작소가 시민연구자와 함께 진행했던 사회 문제 해결/연구 프로젝트를 '온갖문제연구소'에서도 같이 나누고자 글을 공유합니다.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이하 궁금한 김에 연구)의 지원을 받은 세 팀의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11월 가을의 끝자락 열린 워크숍 ‘온갖연구실험실’에서 만났던 팀들을 한 달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궁금증이 탐구로, 탐구가 연구로 이어지는 즐거운 여정을 떠난 시민연구자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요. 시민연구자 세 팀을 시리즈 인터뷰로 전합니다.

처음 소개할 시민연구자 팀은 바로 ‘김명애’ 팀입니다. 김명애님이 연구를 시작했는데, 현재 두 명의 연구자가 합류했습니다. 새로 팀명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그냥 김명애팀으로 가자!’라고 해서 ‘김명애’팀(김명애, 란, 백성희)이 된 그 팀. 유쾌한 웃음으로 인터뷰를 시작한 ‘김명애’팀은 탈북청소년이 남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주제로 연구 중입니다. 세 분의 연구 진행 과정을 조금 더 들여다 볼까요.

 

Q.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명애: 바쁘게 보냈어요. 의미있는 바쁨이었습니다. 중국 북경도 갔다 오고 기회가 생겨 강연도 많이 했어요. 탈북 청소년들과 만남을 갖기도 했구요.

: 저도 함께 다니며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어요.

Q. <궁금한 김에 연구> 해보니 어떠세요.

명애: 처음엔 어렵게 접근한 것 같아요. 막상 해보니 시민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연구를 기대하는 것 같았고, 이런 점이 제겐 신선하고 유쾌하게 다가왔어요. 연구라는 게 누구나 할 수 있도록, 즐겁게 느끼도록 만든 희망제작소에게 감동했어요. 평소 궁금한 주제였지만, 실제로 연구해보니 어려운 점이 있네요.

Q. 어떤 어려운 점이 있나요.

명애: 연구 대상자가 탈북 청소년이고 그 중 남한에 잘 적응한 청소년이기 때문에 긍정적 요소를 찾는 게 쉽진 않았어요. 탈북 청소년이 위축된 상태고, 환영을 받지 못하니까 마음의 문을 잘 열지 않거든요. 최근엔 한꿈학교(사이트 보기) 교장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번 연구를 굉장히 환영하셨어요. 조금 어렵지만 한 단계씩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거라고 생각해요.

 

시민연구자 김명애 님

 

Q. 탈북 청소년이 자신의 언어로 솔직하게 말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명애: 탈북 청소년들은 신뢰있는 사람이 함께 있을 때 이야기를 꺼내곤 해요. 처음 라포(rapport:사람과 사람사이에 생기는 상호신뢰관계를 말하는 심리학 용어)를 형성을 할 때까지 교장 선생님과 청소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저희도 기존에 맺었던 관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만약 관계를 맺는 것부터 시작했다면, 쉽사리 연구를 시도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연구에서 관계 맺는 건 생각한 만큼 중요한 부분이더라구요.

Q. 탈북청소년이 겪는 차별의 경험은 어떤가요.

명애: 말투, 옷 입는 스타일까지 다양한 차별을 겪고 있어요. 아르바이트를 해도 어디 사람인지 묻고 북한에서 왔다고 하면 차별의 시선을 던지고요. 이미 외적인 것부터 차별을 경험하는 거죠.

Q. 차별의 경험이 쌓이는 거네요.

명애: 이러한 경험이 쌓일수록 말하는 걸 기피해요. 우리가 평소 대화할 때 외래어나 의미가 다른 단어를 쓰니까 알아듣기 어려울 수 있는데 많은 탈북 청소년들이 질문하지 못해요. 왜 그런 줄 아세요. 또 차별을 받을까봐요. 우리는 모르지만 우리 사회에 차별의 분위기가 만연한 것 같아요.

 

“차별 받는 사람보다 차별 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요”

 

Q. 탈북청소년이 남한에 잘 정착한 사례를 찾아서 다른 누군가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하셨죠.

명애: 지난 8월 탈북 모자 사망 사건을 기점으로 보면 더 이상은 안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한에서 탈북자라고 하면 불쌍하다는 시선을 던지고, 힘들게 살 거라는 프레임을 바로 덧씌워버려요. 실제 힘들 게 사는 사례가 있지만, 그러한 프레임 자체는 경계해야 한다고 봐요.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탈북 청소년에게 프레임을 벗어나 긍정적인 요소를 알려주고 싶어요. 그 출발을 이번 연구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저도 동의해요. 얼마 전 희망제작소에서 열린 ‘온갖연구실험실’에서 만났던 누군가의 말이 떠오르는데요. 어떤 분이 ‘저는 차별 받지 않았어도 제가 차별의 현장을 보고, 들었다면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씀하셨어요. 저 역시 탈북 청소년이 겪은 차별을 받거나 몸소 겪은 건 아니지만 개선해야한다고 봐요. 이를 위해서 누군가 시작해야 하는데 그 누군가가 타인이 아닌 나부터였으면 좋겠어요.

 

 

Q. 연구자님께 연구란, 온갖문제연구란, 희망제작소란.

명애: 연구란 내가 평생 해야할 사명. 연구자로 살고 싶어요. 교수도 그만 둘 수 있는 거고 직함들도 사라질 수 있지만 연구자는 영원한 것 같아요. 어디서든 연구하고 싶고 평생 연구자로 살고 싶습니다.

: 연구란 호기심이요.

명애: ‘온갖문제연구’는 올해 들어 가장 신선한 충격, 그리고 따뜻함. 연구가 차갑게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 ‘온갖문제연구’를 하면서 연구가 긍정적이고 따뜻하게 다가왔어요. 희망제작소는 삶의 일부, 오장칠부. ‘뉴스레터를 보면서 이런 곳이 있구나’하고 보기만 하고,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이라고 봤는데, 이렇게 제대로 ‘상관있는’ 곳이 될 줄 몰랐어요. 이젠 제 삶의 일부, 오장칠부같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 희망제작소는 “풉”, “푹” 연구하는 게 즐거워서 “풉”소리가 나고 연구하는게 재밌어서 “푹” 빠지게 한 곳!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는 궁금증이 탐구로, 탐구가 연구로 이어지는 모든 연구를 지원하는 희망제작소의 시민연구자 지원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에 선정된 시민연구자에게 연구비 지원(최대 250만원)을 비롯해 연구가 낯선 시민에게는 열린 워크숍 ‘온갖연구실험실’을 통해 연구 방법론을 배우고 나누는 자리를 열고 있습니다. 시민연구자는 자유주제로 연구한 뒤 연구의 시작과 끝을 담아낸 연구보고서를 펴낼 예정입니다.

 

–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손혜진 정책기획실 연구원 raha@makehope.org
– 사진: 정책기획실

 

※ 본 게시물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도 동시 게재 되었습니다(2019. 1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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