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 정보[희망제작소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 대단하기보단 즐거운 여정이 되기를

이이자희 연구원
2020-08-21
조회수 452

희망제작소가 시민연구자와 함께 진행했던 사회 문제 해결/연구 프로젝트를 '온갖문제연구소'에서도 같이 나누고자 글을 공유합니다.

 

드디어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나와 나를 둘러싼 사건과 사회 이슈에 대해 궁금한 마음으로만 그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궁금증에서 탐구로, 탐구에서 기록으로 과정을 거칠 때 연구가 시작되는 것인데 말이죠.

희망제작소는 연구의 장벽을 낮추고 모든 시민이 연구자가 되는 시대를 꿈꿉니다. ‘연구’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 때문에 혼자 해내기 어려운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희망제작소는 시민과 함께 시도하고자 합니다. 궁금한 주제가 있는 시민에게 연구비를, 연구가 낯선 시민에게 연구 과정을 지원한다면 ‘모든 시민이 연구자가 되는 시대’를 열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는 궁금증이 탐구로, 탐구가 연구로 이어지는 모든 연구의 시작을 응원한다는 취지로 출발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민 연구를 지원하는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에 총 68팀(개인 또는 팀)의 시민연구자들이 지원해주셨습니다. 일상 속 문제를 발견해 해결하고자 하는 시민연구자의 관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를 기획하고 이끌고 있는 틈(기은환 연구원)과 라하(손혜진 연구원)는 시민연구자 선정 과정에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총 68팀 중 서류 심사를 통해 12팀을 선정한 뒤 시민 연구자 간 그룹 인터뷰를 거쳐 최종 시민연구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시민연구자들이 일방적으로 평가를 받기보다, 함께 모여 서로의 연구주제와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그룹 인터뷰에 참여한 시민연구자들과 희망제작소의 연구조정심의위원회 점수를 취합해 최종적으로 3팀(개인 또는 팀)을 선정했습니다. 이날 그룹 인터뷰에 참여한 양승광 님은 “그룹 인터뷰에 초대받은 것 자체가 선물”이라며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주셔서 고맙다”라고 말했습니다.

시민연구자 3팀이 한자리에! 푸짐한, 오리엔테이션

<2019 온갖문제연구- 궁금한 김에 연구>에 선정된 시민연구자 3팀이 모이는 <푸짐한, 오리엔테이션>이 지난 10월 26일에 희망제작소 누구나학교에서 열렸습니다. 우리의 만남이 잔치처럼 기억되길 바라며, 소박한 음식과 선물, 그리고 환대하는 마음을 준비했습니다.

 

 

이날 오리엔테이션은 화합을 잘 이끄는 틈(기은환 연구원)이 진행을 맡았고, 꼼지락거리길 좋아하는 라하(손혜진 연구원)가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꾸몄습니다. 희망제작소에 남아있는 각양각색의 재료들을 모아 자신을 드러내는 이름표를 만들며 어색함을 덜어냈는데요. 누군가가 불러주길 원하는 이름과 별칭을 비롯해 자신의 관심사와 연구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로 조금씩 가까워진 마음을 안고서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의 취지와 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시간으로 이어갔습니다. 프로젝트의 목적, 일정, 결과물에 관해 말씀드렸는데요. 가장 반응이 좋았던 건 연구비 사용에 항목 제한이 없다고 말씀드릴 때였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예산항목을 끼워맞추기보다 시민연구자 스스로 예산 계획을 세우고, 운영 및 집행함으로써 보다 더 자유롭게 연구의 흐름을 가져갈 수 있어 시민연구자의 호응이 높았습니다.

이어 시민연구자들과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 협약서를 체결했습니다. 이날 자리한 김제선 희망제작소 소장은 “연구가 연구를 낳지 않길, 편한 마음으로 연구를 진행해주길 바란다”라며 시민연구자들을 응원했습니다.

시민연구자들과 <푸짐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며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가 거창하기보단 연구자 스스로 즐거운 여정으로 기억되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라는 윤동주 시인의 시(詩)처럼 이번 연구가 잃고 살았던 무엇을 찾는 계기였으면 합니다.

어떤 연구를 할까요. 시민연구자 3팀을 소개합니다

분노: 분홍과 노랑의 질주 팀-페미니즘 운동 분석, 대중 페미니즘 운동의 공명은 어디서 울리는가

 

“‘궁금한 김에 연구’라는 문장이 와닿았어요. ‘페미시국 광장’을 나갔을 때 매회 다른 주제에 모이는 인원, 결집된 분위기가 다름을 알게 됐어요. 이 운동은 어떻게 형성된 건지, 사람들은 어떻게 모이고 흩어지는지 ‘궁금’했습니다. 마냥 사진 기록만 남겨 온 게 아쉬웠는데 희망제작소의 공고를 보고선 ‘궁금한 김에 연구를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이어져 지원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울리는가, 무엇을 잘못 됐다고 말하는가, 제도권 밖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만점 팀-가치지향적 소비, 현명한 소비를 위한 기업이력을 분석합니다

 

“‘꽃이라는 발음은 꽃에 비해 날카로운 것 같아’라는 문장을 들여다보는 만점 팀입니다. 저희는 민감한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불매 운동하는 기업리스트를 정리한 적이 있는데 우리가 불매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깨달았어요. 이슈의 중심에 섰던 기업이 향후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정말 선한 기업은 없는 건지도 궁금해졌습니다. 이번 연구를 하면서 기업을 정리해보고 싶어요. 불매한다면 왜 하는지 소비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탐구하고 가치관에 맞는 소비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김명애 팀-탈북청소년의 신체·정신·사회적 간호의 필요성을 알아봅니다

 

“탈북청소년이 왜 남한 적응에 실패하는지보다 어떻게 적응을 잘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싶어요. 최근 모자 아사 사건을 보면서 탈북자의 자살과 우울증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조적 지원, 사람과의 관계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했어요. 어떤 요소들이 함께 해야 하는지를 조사해 불행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연구에 지원했습니다. 연구가 끝날 때 쯤엔 탈북 청소년을 만나면서 들었던 막막한 마음이 서로 무엇을 교환할 수 있는지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가 출발한 만큼, 이 글을 본 시민 연구자들의 응원을 바랍니다. 가까이에서 혹은 멀리 마음으로 앞으로의 연구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주길 부탁드립니다.

– 글: 손혜진 정책기획실 연구원·raha@makehope.org
– 사진: 정책기획실

 

※ 본 게시물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도 동시 게재 되었습니다(2019. 1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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